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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분석

왓챠!

  • 왓챠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왓챠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왓챠는 자신의 취향에 맞지도 않고, 재미도 없는 영화/콘텐츠를 볼 수밖에 없는 콘텐츠 소비 방식이 문제라고 생각했고, 이는 궁극적으로 콘텐츠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 간주했다.

 

  이러한 문제 원인은 첫 째로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고, 더욱이 영화 선택 시 참고하는 평점도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왓챠의 주력 서비스인 영화로 한해 설명하자면, 왓챠는 네이버/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의 영화 평점이 문제라고 여겼다. 포탈에서 제공하는 평점은 사람들의 평균값이기 때문이다. 즉, 평균값과 실제 나의 평가는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고, 평점을 참고해 영화를 보더라도 실제 나의 취향과 불일치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다.

 

  두번째 문제 원인으로는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과 비싼 비용을 뽑을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넓게는 콘텐츠 산업, 좁게는 한국의 영화 산업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 제작은 비용이 많이 들고, 리스크가 크다 보니 대중의 일반적 취향에 맞는 콘텐츠 위주로 제작되고 유통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생태계에서 영화의 다양성은 훼손될 뿐 아니라, 사람들이 질 낮은 영화에 비싼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인기 없는 프로그램은 폐지하고, 여러 채널을 묶어 구독 가격을 올려온 미국의 미디어 산업 문제와도 겹친다.

 

2. 왓챠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나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부분이 부족한가요?

 

  왓챠가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왓챠가 실제 1) 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대로 추천해주고 있는 지, 2) 저렴한 비용에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왓챠는 유저가 직접 평가한 평점에 기반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개인화는 왓챠 서비스의 핵심이다. 특히, 왓챠가 사용하는 추천 알고리즘은 시청 콘텐츠를 분석해 유사한 아이템을 추천해주는 contents-based filtering과는 다르다. 왓챠의 추천 알고리즘은collaborative filtering으로, 자신과 유사한 평가 패턴을 보이는 다른 유저들의 선호에 따라 영화를 추천해주고, 예상 평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추천의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행동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신규 유저의 추천 정확도는 상당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신규 유저나 헤비유저가 아닌 사용자들의 평가 데이터를 어떻게 축적할 지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참고로 나도 약 80개를 평가해보고  내 인생 영화를 검색해 예상평점을 확인해봤는데, 2.1이었다….뭔 일일까.)

 

  두 번째로 비용과 다양성 문제와 관련하여, 왓챠는 콘텐츠의 판권을 구매하는 넷플릭스 전략을 따르지 않는다. 즉, 왓챠는 대중을 대상으로 메가히트를 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는 커다란 관심이 없다. 대신,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을 바탕으로 최적의 콘텐츠 수급 결정을 내리고, 제작자와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비용 대비 최대한 많은 수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전략을 따른다. 이는 왓챠가 HBO, 디즈니, 소니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이며, 고전, 예술성 높은 영화 등을 많이 보유할 있었던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영화 콘텐츠의 다양성은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절대적인 콘텐츠 수가 부족하다는 점, 신작 업데이트가 느리다는 것은 왓챠의 약점이다.

 

출처:

https://medium.com/watcha/%EC%99%93%EC%B1%A0%EC%97%90%EC%84%9C-r-d%EC%97%B0%EA%B5%AC%EC%9B%90%EC%9D%B4-%ED%95%98%EB%8A%94-%EC%9D%BC-2100ad6f8c4f

 

왓챠에서 R&D연구원이 하는 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잡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medium.com

 

3. 왓챠의 고객은 누구인가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인가요?

 

  나는 추천 서비스보다는 다양한 콘텐츠 때문에 고객들이 왓챠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들 해결하고 싶은 문제란 제한적인 콘텐츠 감상일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왓챠 고객은 이미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사람이다. 평가 작품 수가 많을수록 추천 정확도가 올라가는 것만 봐도, 유저는 영화를 어느 정도 많이 봐온/보는 사람이 아닐까. 실제 유저들은 왓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옛날 콘텐츠, 예술성 높은 영화가 많다는 점을 뽑고 있다.

 

 또한, 이런 결론에 도달한 이유는 정말 추천 서비스가 콘텐츠 구독에 그렇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람들의 취향이 정말 그렇게 다양한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왓챠의 성공이 한국 영화 시장의 특수성에 근본적으로 기대고 있다고 생각한다. 왓챠의 추천 서비스 대상이 한국인이 아니었고, 영화가 아니었다면 지금만큼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한국 사람들은 유독 영화를 많이 본다(2018년엔 1인당 연평균 관람횟수에서 세계 2위를 차지했고, 2019년엔 영화 시장 규모에서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때문에 영화가 장르와 취향이 뚜렷하다는 콘텐츠 자체의 특징을 넘어, 한국인들의 수준 높고 세분화된 영화 취향 덕분에 추천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꽤나 올라갔음에도, 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것이 스크린 독과점이었다. 그렇다고 VOD나 영화 다운로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도 않았다.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좋아하는 만큼 마음대로 볼 수 없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왓챠 고객은 1) 영화를 기본적으로 좋아하고 많이 보고, 2) 뻔한 상업 영화 외에도 적당히 다양한 영화를 골고루 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지만, 3) 일반적으로 비싼 대여/관람 비용과 좁은 선택지 때문에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4. 왓챠의 경쟁자는 누구인가요?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나요?

 

  왓챠의 경쟁자는 모든 콘텐츠 제작자이다. 그 이유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유저들의 제한된 시간을 두고 서로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면상 OTT서비스에 집중해 설명하겠다. OTT 서비스는 유튜브, 네이버 TV 등의 무료형 OTT와 Wavve, 티빙, 넷플릭스 등의 구독형 OTT로 나눌 수 있다. 왓챠는 후자에 속한다.

 

  무료형과 구독형의 장단점을 따져보면, 무료형은 따로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치 않는 광고에 노출될 때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유튜브의 경우 프리미엄 서비스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기도 한다. 특히 유튜브는 오지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른 OTT 서비스의 장점까지 넘보고 있다. 무엇보다 유튜브가 가진 가장 큰 위협이자 장점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을 통해 쉽게 다양한 종류의 짧은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다만 유튜브가 정말 왓챠/넷플릭스의 경쟁자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적이다. 유저들이 유튜브를 보내는 시간 영역과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의 영역을 같은 선상에 둬야 하는지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광고 기반도 아닌데, 사람들이 콘텐츠를 얼마나 많이 보는지,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 지가 얼만큼 의미 있는 지 모르겠다. 오리지널 콘텐츠 하나만 보려고 구독해도 이득 아닌가..?)      

 

   반면, 유료형 OTT 중 왓챠와 가장 유사한 서비스는 넷플릭스이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다양하고 방대한 콘텐츠 양과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질 좋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뽑을 수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원하는 기기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해외에서도 자유롭게 시청이 가능하다. 다만,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처럼 선택지가 너무 방대해 이탈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티빙과 Wavve는 각각 CJ ENM/JTBC와 지상파라는 전통 방송국을 기반으로 한 OTT 서비스이다. 가장 큰 장점은 한국 드라마와 예능을 폭넓게 즐길 수 있다는 점과 TV 대신 실시간으로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만 방송 콘텐츠 외 다양성이 다른 서비스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은 단점이다.

       

5. 왓챠가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야 까요? 아니면 기존 기능 개선이 필요할까요?

  

  기존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  케이스 스터디를 위해 급히 구독한 지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왓챠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의아함이었다. 왓챠가 과연 추천 서비스를 강점으로 밀고 나가는 게 맞나라는 의문.

 

  첫 번째로, 홈 화면에 개인 맞춤 추천작부터 보여줬으면 좋겠다. 들어가자 마자 가장 눈에 들어오는 정보가 “왓챠의 최고 인기작”이다. 개인화 추천 서비스라면서 왜 왓챠의 최고 인기작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걸까? 내가 왓챠에서 작품 시청 기록이 없어서 (하지만 평가는 80개나 했다), 왓챠의 추천작을 보여주는 것일까? 게다가 정말 관심도 가지 않고 별로 보고 싶지도 않은 작품이었다. 왓챠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보기 싫은” 작품을 걸러주는 일이라고 봤는데, 어쩐 일인걸까.  

 

 

 

왓챠가 자꾸 유해진 아저씨를 추천하는데 나는 유해진 아저씨(악감정 X) 나오는 영화 별로 안 좋아한다!!!!! 

 

 

 

  두 번째로, “평가하기” 기능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평가 데이터가 많아야 추천이 정교해진다는 점에서 평가하기는 왓챠의 핵심기능이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평가하기는 사람들의 평가를 유도하기보다 탈주를 부른다.  

 

 

 

   (상단 왼쪽에는 "취향분석하기" 버튼, 중간에는 "평가 개수"와 "평가를 응원하는 문구"(근데 하나도 응원 안 같고 얄미움)가 있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영화를 평가할 수 있다.)

 

  탈주를 부르는 원인은 1) 리스트에 압도된다. 어떤 기준으로 리스트가 만들어 지는 건지 모르겠으나, 리스트에 내가 실제 보지 않은 작품도 많아서 내가 아는 작품이 나오는 재미도, 별점을 누르는 재미도 없다. 넷플릭스는 감상한 콘텐츠를 선택하면, 유사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여준다. 그런데 왓챠는 특정 영화에 별점을 눌러도 내가 봤을 법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고, 결국 지루하게 스크롤을 내리며 보지도 않은 작품까지 끝까지 확인해야 된다.

 

  2) 확인/저장 버튼이 없다. (심지어 왼쪽 상단에 취향 분석하기 버튼의 존재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보통 확인/저장 버튼은 하단 중앙에 있는데 없어서, 내가 여지껏 평가한 80개 항목이 날아갈 것처럼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리고 도대체 얼마만큼 평가해야 좋은 것인지(물론 다다익선이겠지만), 퍼센트라든지 숫자라든지 표시를 해주면 의욕이 좀 더 생길 것 같다. 확인/저장 버튼 누르면 곧바로 내가 볼 법한 영화를 팝업으로 추천해주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왓챠가 추천하는 영화가 그래서 뭔지 현 UX 상에서 찾기가 어려웠다.